2009년 05월 23일
한예종사태 애도문
비대위 퍼포먼스에 쓰였던 애도문입니다.
본인이 쓴건 아닙니다. 훌륭한 글솜씨 그런데 정확한 글쓴이를 모르겠습니다.
애 도 문
이 세상에 보람 있는 일들 많으나
마음 만드는 것 보다 즐거운 일 없어라
내 손 끌어서 웃음과 눈물은 고운 꽃 되고
우리 눈빛에서 어둠은 태양이 된다
높이 오른 자여 선택된 자여
아름다움을 위해 단 한 몸을 여는 자여
남들 모두 잠들 때에도 홀로 눈을 떴구나
이에 춤의 한 마당에서 손을 잡는다.
애도문. 지금의 나를 애도한다.
1. 예술에 이론이 필요 없다는 말은 과학에 검증이 필요 없다는 말과 같다는 것을 모르는 그 몰이해를 애도합니다.
2 예술의 자유가 짓밟힌 것을 애도합니다.
3. 배울 수 있는 권리가 짓밟힌 것을 애도합니다.
4. 지켜주지 못한 내 꿈을 애도합니다.
5. 불안감에 빠진 새내기들의 학교생활을 애도합니다.
6. 표현의 자유가 짓밟힌 것을 애도합니다.
7. 빛 보지 못한 나의 열정을 애도합니다.
8. 1만 시간의 몰입을 애도합니다.
9. 이권에 휘둘리는 미래의 예술을 애도합니다.
10. 받지 못할지도 모르는 많은 수업을 애도합니다.
11. 올리지 못할지도 모르는 수많은 공연을 애도합니다.
12. 사라질지도 모르는 저의 시를 애도합니다.
13. 부르지 못할지도 모르는 수많은 노래를 애도합니다.
14. 방송할 수 없을지 모르는 수많은 영상을 애도합니다.
15. 찍지 못할지도 모르는 수많은 영화를 애도합니다.
16. 연주하지 못할지도 모르는 수많은 음악을 애도합니다.
17. 그리지 못할지도 모르는 수많은 작품을 애도합니다.
18. 만들지 못할지도 모르는 수많은 작품을 애도합니다.
19. 표현 할 수 없을지도 모르는 수많은 몸짓을 애도합니다.
20. 걷지 못할지도 모르는 나의 길을 애도합니다.
21. 소리 없이 우는 나의 가슴을 애도합니다.
22. 휘둘릴 수밖에 없는 현실을 애도합니다.
23. 이중 잣대로 매도된 학교이름을 애도합니다.
24. 소통되지 않는 이 현실을 애도합니다.
25. 예술에 대해 고민할 수 없게 하는 이 시간을 애도합니다.
26. 시민들과 함께 했던 예술작업을 애도합니다.
27. 피땀 흘려 등록금 주신 부모님의 노고를 애도합니다.
28. 대자보를 쓸 수밖에 없는 현실을 애도합니다.
29. 작품을 위해 지냈던 수많은 밤들을 애도합니다.
30. 학교의 자율권이 침해된 것을 애도합니다.
31. 예술가에게 인권과 같은 빼앗긴 자유를 애도합니다.
32. 명작과 고전이 쓸모없는 이론으로 매도됨을 애도합니다.
33. 실기와 이론이 양분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 몰이해를 애도합니다.
34. 대안 없는 폭력에 상처받은 우리의 영혼을 애도합니다.
35. 문화와 교육이 자율성을 잃어가는 지금의 상황을 애도합니다.
36. 역사를 애도합니다.
37. 좌절된 입시생들의 소망을 애도합니다.
38. 새로운 시도와 창조의 시도가 좌절된 현재의 상황을 애도합니다.
39. 스승과 아무 것도 상의할 수 없는 이 상황을 애도합니다.
40. 가난한 사람도 예술을 할 수 있다는 희망이 사라지려는 상황을 애도합니다.
41. 학생을 학생답지 못하게 하는 이 상황을 애도합니다.
42. 문화와 예술을 칼질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발상을 애도합니다.
43. 예술을 예술답지 못하게 하는 이 상황을 애도합니다.
44. 한계를 뛰어넘지 말라는 퇴보적 발상을 애도합니다.
45. 17년 동안 다져온 토대를 6주 만에 무위로 되돌리려는 시도를 애도합니다.
46. 침해당한 교권을 애도합니다.
47. 진실을 알 수 없는 지금의 이 상황을 애도합니다.
48. 꽃 피는 오월을 애도합니다.
49. 들리지 않는 우리들의 목소리를 애도합니다.
50. 애도해야만 하는 이 상황을 애도합니다.
# by | 2009/05/23 14:07 | 트랙백(1)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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